🗣️ 만난사람

김신 / 웹소설 작가

무협 장르 9년차 웹소설 작가.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전공에서 초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웹소설 작가 김신입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사 졸업했고 박사 진학 예정이며,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웹소설전공에서 초빙교수로 지내고 있습니다.

웹소설은 2018년부터 쓰기 시작해서 현판무, 다양한 플랫폼 등등 여기저기 이거저거 쉬지 않고 쓰면서 현재 9년 차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Q2. 평소에 즐기는 취미나 특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취미는 웹소설 읽기입니다.

대개 작가가 되면 웹소설을 잘 못 읽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금방 까먹어서 그런지 늘 웹소설을 보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유튜브 보기, SNS 구경하기 등입니다. 이러한 삶이 글을 쓰는데에나 스스로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요새는 헬스를 열심히 해보고 있습니다.

Q3. 웹소설 집필을 하시기 전에 원래 어떤 일을 하셨었나요?

평범한 대학생이었습니다. 조금 더 정확히는 졸업을 앞둔 평범한 국어국문학과 4학년 대학생이었으며, 사서가 되고 싶어서 문헌정보학과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Q4. 처음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계기는 크게 두 가지로 웹소설에 친화적이었던 학부와 대학원 학비에 있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던 국어국문학과에는 이미 몇 년 먼저 조아라에 웹소설을 연재하던 선배나 후배들이 많았습니다. 대부분은 웹소설을 잡고 다른 길을 갔지만, 그 중에 몇은 최근까지도 이름만 들으면 아! 하고 아는 웹소설작가로 살아남고 있습니다.

저는 웹소설(특히 무협)을 좋아하던 국문학도로 막연히 글을 쓰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만 했었습니다. 요새와 달리 당시엔 글을 쓰면서 먹고산다는 건 상상하는 것조차 어려운 일이었기에 사서라는 직업을 택하여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제 만족을 위한 글을 쓰는 삶을 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성균관대학교 문헌정보학과로 진학하여 첫 학기 학비를 내려고 하는데...!

아뿔사 학부 때의 학비에 비해서는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인문계열 대학원의 경우엔 공식적인 장학금이 드뭅니다. 있다고 한들 순수인문계열이 주로 받고 문헌정보학과처럼 실무와 연계된 종합인문계열의 경우엔 조금 덜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 첫 학기 돈을 낼 수 있었지만, 다음이 막막했습니다. 일단 바로 도서관 주말사서를 지원해서 일하기 시작했으며, 평일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저녁에는 선후배들처럼 웹소설로 돈을 벌어서 학비를 내고자 하는 마음과 미리 미래의 목표를 땡겨보자라는 마음으로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Q5. 첫 작품을 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제가 좋아하는 건 무협이나 정통판타지 등 선이 굵고 조금 무거운 종류의 글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글이 웹소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잘 만들어진 인물, 사건, 배경과 더불어서 이러한 구상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필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7년 말에 학비 금액을 받아 들자마자 문피아를 켰고, 당시 투데이베스트에 있던 작품들을 훑어보았습니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탑 매니지먼트>의 영향인지 절반이 재벌물이고 절반이 연예계물이었죠. 저는 당장 돈을 벌 수 있을 거 같은 글을 써야겠다고 판단, 바로 재벌이 연예인하는 <재벌집 슈퍼스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재벌도 연예인도 모르는 제가 쓴다는 게 참 바보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 드라마를 많이 봐서 그런지 어떻게든 드라마처럼 끌고 가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이후 조금 연재하다보니 여기저기서 문피아 쪽지를 통해 연락(속칭 컨텍)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KW에서 연락주신 편집자님 이름이 익숙해서 연락해 보니 고등학교 동창이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된 후 곧장 KW와 계약하고 작품을 연재했습니다.

Q6. 좋아하는 무협 작품이 있으시면 작품 이름과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네 개의 작품이 떠올랐습니다. 풍종호 <검신무>(2005), 금시조 <광마>(2006), 우각 <십전제>(2007), 청시소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2020)입니다. 읽은지 오래되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느낌이 깊어지는 작품들로 꼽아보았습니다.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기억에 남아있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검신무>의 경우 청성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복잡한 것처럼 무협세계 역시 그러하겠지만, 옛날엔 NPC처럼 대충 청성은 청성이고 소림은 소림이지 취급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검신무>의 청성은 달랐습니다. 여러 가지 계파가 존재했고, 그 많은 계파의 시작은 돌고 돌아 ‘청성’으로 이어집니다. 문파라는 개념이 무엇이고, 무엇이 다양한 사람을 하나로 묶어내는지에 대한 감동이 남아 있습니다.

<광마>는 최근 유행하는 선협과 비슷한 이야기입니다. 더욱이 금시조 작가님이 여러 작품을 통해 전개했던 이야기가 마무리 되는 글로 옥추문의 끝을 함께 지켜보며 하나의 역사가 닫히는 걸 느꼈었습니다. <광마>의 세계는 미쳐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인간세계의 진리와 규칙이 무너지고, 주인공 역시 미쳐가며 앞으로 나아가며 그 주위의 사람들이 하나로 엮이던 게 좋았습니다.

<십전제>는 개인적으로 최근 무협소설의 시작으로 삼고 있습니다. 수십년의 세월동안 ‘무협’이라는 장르가 살아남고 앞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건, 우리의 이야기를 가장 진중하게 다루기 때문이라 저는 확신합니다. <십전제>의 경우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로 가장 어두운 곳으로 버려졌던 주인공이 가장 밝은 곳에서 가장 찬란해야 했던 형제가 비참하게 배신당하고 찾아오며 시작합니다. 적이든 배경이든 최근의 무협들과 별 차이가 없지만, 인물의 매력이라는 게 얼마나 파괴적인지 배운 소설이라 좋았습니다.

<시한부 천재가 살아남는 법>은 무협작가로 살아가던 제게 큰 경종을 울린 이야기입니다. 익숙한 배경과 익숙한 세력을 가지고 익숙한 이야기를 쓰던 저는 이 소설을 보고, 제가 상상하던 무협세계가 얼마나 협소한 모형정원이었는지 깨달았습니다. 방대하고 방대하여 현실의 중원을 따라잡는 이야기와 인물들 그리고 부딪치는 사람들. 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세계를 부숴야한다는 걸 가르쳐준 소설이었습니다.

Q7. 본인만의 글을 쓰는 루틴이나 방식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구상과 집필의 분리입니다.

구상의 경우 과거엔 종이에다가 연필로 했습니다. 아무래도 그러한 게 익숙한 세대라서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전작품부터는 갤럭시탭으로 삼성노트에 적어 가면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덤으로 아이패드와 서피스는 필기감이 별로였습니다.) 사람의 뇌는 한 번 떠올린 생각은 시간이 지나 까먹는게 아니라면, 써먹거나 필요가 없어져야 놓아준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일일이 손으로 적어가면서 앞으로 무슨 이야기를 쓸지 적어가며 구상을 하면, 조금 더 잘 되는 거 같고 짜임새있는 글이 되기에 우선 구상부터 합니다.

이후 노벨라나 스크리브너를 이용해 집필합니다. 구상해둔 걸 옆모니터에 띄워두고 보면서 적어내려 갑니다. 구상하면서 떠올렸던 장면을 적고, 놓쳤던 걸 발견하면 채우는 식으로 씁니다. 이렇게 구상과 집필을 분리하면 시간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8. 평균적으로 글을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구상의 경우 딱 정해진 시간이 없습니다. 보통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계속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필기하는 시간만을 따지면 한 편의 내용을 적는데 보통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집필의 경우 대개 1시간 30분 이내에 끝나고 이후 10분 가량은 퇴고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초고를 담당자님께 보내면 정성들인 편집본이 오는데 이때 다시 마음에 들 때까지 퇴고한 후 회신합니다.

 

Q9. 글이 안 써질 때, 보통 무슨 일을 하세요?

보통은 운동이나 산책을 하곤 합니다.

게임을 한다는 다른 작가들도 있습니다만, 온 정신을 게임에 집중하고 나면 작가 모드로 잘 돌아오지 않는 느낌이라 게임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Q10. 하루 집필 목표량을 갖고 계시다면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보통은 하루 5천자 한 편입니다. 그러나 요새는 조금 더 빠르게 쓰지 않으면 런칭 일정이 꼬일 정도로 플랫폼의 런칭 적체를 느끼고 있어서 일주일 기준 8~10편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일도 같이 하고 있느라 보통 6~7편만 쓰는 편입니다.

Q11. 글을 쓸 때, 철저한 플롯 vs 의식의 흐름 중 어떤 쪽에 더 가까우세요?

위의 구상과 집필을 분리한 이유기도 합니다.

계산된 플롯의 경우 이야기의 앞뒤가 다 맞지만, 유동적인 웹소설의 연재 환경을 고려한다면 경직되어 있습니다. 또한, 의식의 흐름은 순간순간의 재미와 임팩트를 줄 수 있지만, 장기 연재에는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구상으로는 계산된 플롯을 지향하고, 집필로는 의식의 흐름을 노려서 가능한 양측의 장점을 가져가고자 합니다.

Q12. 작품을 기획하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정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작가인 ‘나’ 스스로에게 이 작품이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알려줄 수 있는 단 한 줄을 만드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유명한 선협의 경우 수많은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단 한 줄로 요약하자면 「용사가 마왕을 무찌르는 이야기」라고 합니다. 이런 것처럼 정말 그 이야기 자체를 설명하려는 게 아니라 작가인 내가 쥘 수 있는 단 한 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긴 연재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막혔을 때에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앗줄이 되기 때문입니다.

Q13. 작품을 연재하실 때, 가장 어려웠던 작품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하루하루가 고난이고 매화매화가 어려운지라 쉽게 꼽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나 첫작이었던 <재벌집 슈퍼스타>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지금에야 웹소설이 뭔지, 대체적으로 어떻게 써야 하는지 등등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가 쌓였지만, 당시에는 첫작이라서 아무것도 모를 때였습니다. 또한, 현대판타지를 쓰기에는 제가 살아온 세상이 그렇게 다양하지도 않았고, 제가 그렇게 재벌이나 연예인에 대해 관심도 없습니다. 그래서 쓰는 거 자체가 고역이었고 뭘 써야 하는지 구상하는 매일이 어려웠습니다.

Q14.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아직 제목을 밝힐 수 없는 신작이 가장 애착이 갑니다. 왜냐하면, 이미 완결해버린 작품은 그것만으로 그 작품의 세계가 닫혔다는 느낌이라서 끝나버린 느낌이 크기 때문입니다.

아, 그래도 고민해보니 <북천무신>이 조금 더 애착이 갑니다. 다름이 아니라 <북천무신>의 경우 앞으로 적어나갈 멸망록 4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이야기의 시작이 되었기 때문입니다.(물론 독자분들이나 플랫폼에서는 제가 이렇게 쓸 예정인지 잘 모르시겠지만요.) 여러 주인공과 다양한 배경 그리고 같은 듯 다른 사람의 이야기까지 계속 이어질 세계가 있는지라 조금 더 두근거립니다.

 

 

Q15. 내 작품 속 주인공으로 빙의한다면 어떤 작품의 누구로 살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담당자님과 이야기 해본 주제입니다.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첫작의 재벌+연예인인 주인공이 좋겠지만, 첫작의 경우 제대로된 작품이라 부르기에 부끄러운지라 제외하고 판단하면 없습니다.

이렇게 말할 정도로 저는 작품의 세상도 가혹하고 이야기도 살벌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저는 그러지 않지만, 대학원을 다니면서 글을 쓰던 저는 여러 가지로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당시의 글들을 보다 보면 어딘가 살벌하고 분노가 서려있는 느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이 썩 되고 싶진 않습니다.

 

Q16. 처음 연재는 현판 장르로 시작하셨는데요, 이후 무협 장르로 자리 잡은 이유가 있으실까요?

우선은 제가 무협을 원래부터 좋아합니다.

과거 홍콩느와르 영화를 좋아했고, 그 후에도 중국의 무협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또한, 무협의 경우 장르의 특성상 주인공의 이야기에 진정성이 담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매 순간순간 선택의 연속이고 잘 못 삐끗하면 완전히 망가질 수 밖에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인물이야 말로 가장 현대인과 닮은 게 아닐까 싶어서요. 그리고 독자도 작가도 어느정도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점이 좋습니다. 다른 말을 더 하기 보다는 이야기 자체만을 전달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Q17. 무협 장르만의 장단점이나 특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어느 웹소설 장르가 안 그러겠냐마는 무협은 조금 더 특징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거의 백 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끊임없이 모습을 바꿔가면서 생존한 그 힘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A장르라면 반드시 나와야 하는 A라는 모습이 있는 게 아니라, 무와 협이 있다면 무협이라고 인정된다는 느슨하지만 확실한 장르의 경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무협의 무와 협이 무엇일까요. 무엇이라 정의되기 어렵지만, 적어도 제가 생각하기에 무(武)는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무공, 금력, 말빨 등)을 포괄하고 협(俠)은 그 사이에 잃지 않는 사람다움입니다. 결국 스킨이 달라질 뿐 살아가는 현대사회를 가장 그대로 그리고 가장 간절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무협이 좋습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서 무협을 쓰려면 생각보다 저 느슨한 경계를 알고있어야하는데 공부하는 것만으로는 알기 어렵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또한 이러한 특징으로 한 번 알고 있다면 어떤 모습으로든 계속 쓸 수 있다는 장점 역시 공존합니다.

Q18. 무협의 세계관은 넓기로 유명한데요, 세계관을 구축하실 때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세계관을 구축하기 위해서 생각하는 건, 세계관을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철저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와 쓰고 싶은 인물을 생각해두고 거기에 걸맞은 세력, 배경등을 맞춰가는 쪽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집필방식 때문에 다른 소설에 비해 조금 더 협소한 배경에,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그때그때 배경이 확장되는 느낌을 준다는 게 단점일겁니다. 그래도 저는 소설은 사람의 이야기라 믿고 있기에 확실한 이야기를 위해 이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Q19.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양 플랫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셨는데, 각 플랫폼마다의 특성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연재를 해봤어도 몇 개월이면 휙휙 바뀌는 시장의 특성상 함부로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그냥 제가 느꼈던 건 카카오페이지의 경우엔 익숙함을 선호하고 네이버 시리즈의 경우 새로움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런칭과정과 무료연재 플랫폼의 유무 차이지 않나라는 생각도 있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쌓이면서 특성을 만들어 내는 듯 합니다.

Q20. 작가님이 생각하는 웹소설 작가의 직업으로서의 장단점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가수 테이씨가 연예인이 개꿀이라고 했던 것처럼, 작가도 개꿀입니다. 물론 수입이 어느 정도 되야겠지만요. 누구도 터치하지 않고, 본인도 다른 사람이나 시스템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면서 본인만의 패턴으로 살아간다는 점이 굉장한 장점입니다. 단적인 예시로 글 쓰다가 라멘이 먹고 싶은데? 하고 일본으로 가서 라멘 먹고 와도 괜찮습니다. 왜냐면 갈 때 노트북만 챙긴다면 가서 일하면 되지요. 즉, 합리적인 출장상태가 됩니다.

단점으로는 억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대신에 스스로의 모든 것에 스스로가 책임져야 합니다. 특히, 웹소설의 경우 완결 후 새로운 시작을 한다는 건 다시 0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의미입니다. 전작이 아무리 별처럼 반짝이고 대단했다고 한들, 신작이 좋지 않으면 버려지는 시장에서 스스로가 끊임없이 발전하고 쓰지 않으면 도태되기 때문에 살아남는 게 어렵습니다.

Q21. 작가님이 생각하는 직업병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우스갯소리지만 일반인과 작가를 가르는 기준이 하나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여행을 갈 때 하던 일들은 모두 두고 푹 쉴 생각부터 하는데, 작가들은 좋은데 “가서 글 써야지~” 라는 말부터 나온다고 합니다. 즉, 작가로서의 직업병은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본인이 쓰고 있는 글을 고민하고 계속 쓰는 거입니다.

Q22. 작가님이 생각하는 직업병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스토리 컨텐츠를 소비할 때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비판적인 분석을 하게 되는 점.

사실 소설을 쓰기 전에는 그냥 뭐든 재밌게 봤거든요.

그런데 작가가 되고 나서는 내 작품을 보는 시점으로 작품을 보는 순간이 자주 찾아옵니다.

 

Q23. 작가님은 국문학 전공을 하셨는데요, 전공자가 웹소설을 쓸 때, 다른 작가님들과의 차이점이나 강박이 있을까요?

의외로 별 거 없습니다. 물론 제가 문학이나 어학 전공이 아니라 큰 범위의 디지털인문학이나 글쓰기 교육을 공부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공부한 게 큰 차이점을 드러내진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 글의 특징상 뭔가 웅장~한 게 있고 심각~한 게 있다지만 이건 전공의 차이보다는 저라는 작가의 특징이라 판단합니다.

 

Q24.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질문인데, 수입에서의 만족도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매우 만족합니다. 제가 졸업한 국어국문학과의 경우 취업률이나 취업 후 연봉이 다른 학과 대비 특히 낮은 곳이었습니다. 즉 돈을 엄청나게 벌고 싶다는 마음도 없었고, 그냥 저 한 목숨 혹은 제 가족을 부양할 정도의 돈이라면 충분히 만족하고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작가로서의 수입은 다른 엄청난 작가님들보다야 낮지만, 평균적인 국문학과 졸업생들보다 낫기도 하고, 작가라는 직업 자체가 주는 만족감이 워낙 커서 수입도 만족스럽습니다.

물론 현재는 작가 수입 말고 연봉을 받기도 하지만, 웹소설 교육 쪽은 대학원을 다니면서 늘 꾸었던 꿈이라서 수입 자체보단 꿈을 이뤘다는 게 좋습니다.

 

Q25. 청강대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시는데, 작가 지망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나 겪는 어려움이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작가님의 조언이 있을까요?

퇴고를 열심히 할수록 글이 계속 좋아질 거라는 환상이 가장 많이 보입니다. 작가마다 작가의 레벨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예를 들어서 노벨문학상을 타는 작가와 한 번도 글을 써본 적 없는 사람간의 ‘작가레벨’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 의미로 작가 지망생들 역시 작가레벨을 지니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본인이 글을 쓴 후, 계속 수정하고 퇴고하면 퇴고할수록 스스로의 레벨 이상의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간혹가다 레벨을 조금 넘어선 글을 쓰기도 하겠지만, 결국 편 수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본인의 레벨에 수렴하는 글이 적힐겁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많이 수정할수록 엄청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면서 한두편을 몇 개월 내내 수정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 작가레벨을 올려야 지망생을 지나 작가로 자리잡을 수 있을텐데, 어떻게 올릴 수 있을까요? 그건 본인이 쓸 수 있는 최대, 최고의 글을 끊임없이 쓰고 검증받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지 고민하면서 조금 더 좋은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늘 퇴고만 하면서 화수가 맴도는 분들이 계시다면, 시장에 직접 부딪쳐가며 작가로서 스스로를 다듬는다면 조금 더 빠른 레벨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26. 내 작품에 별점 테러 받기 vs 강의 평가 테러 받기 중 어떤 걸 선택하시겠어요? 그 이유는 뭘까요?

뭐든 별 상관 없습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는 말처럼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강의와 글을 제공한 걸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게 끝났습니다. 이후의 평가는 결과가 안 좋더라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제공한 품목과 다른 이유로 안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굉장히 억울하겠지만, 순수한 평가라면 감내하는 게 제 업의 일부분일테니까요.

Q27. 처음 데뷔하실 때와 지금의 웹소설 시장은 많이 변했습니다. 작가님이 체감하시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웹소설 작가라는 게 하나의 직업으로 자리잡았다는 게 신기합니다. 제가 처음 글을 쓸 때엔 웹소설이라는 게 막연히 뭔지 다들 알고는 있었지만, 그런 웹소설을 쓰는 작가라는 게 직업으로서 인정받지 못할 때였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굳이 무협을 쓰는 사람입니다라고 하지 않고 웹소설 작가라고만 해도 인정받는 게 좋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웹소설이 대중에게 은근히 퍼졌다는 것도 있습니다. 과거 유명 웹소설 작품은 웹소설을 보는 일부 독자들과 작가들에게만 알려졌지만, 이제는 활발한 마케팅과 OSMU등을 통해 대중들에게도 알려지고 있습니다. 어제 보던 글이 오늘은 유튜브에 내일은 OTT에 영상화되어 나오는 걸 보다 보면 변화를 체감하곤 합니다.

Q28. 작가로서의 최종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작가로서의 목표는 어제의 저보다 조금 더 나은 글을 쓰는 오늘의 제가 되는 겁니다. 저는 둔하고 멍청하여 먼 곳이나 미래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그저 꾸준히 하는 재주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조금씩 더 나아지는 글을 쓰고자 합니다. 교수로서의 목표는 당연하지만 좋은 글을 쓰는 작가동료가 많이 탄생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재미있게 볼 웹소설이 더더욱 늘어나길 늘 바라고 있습니다.

현재 인터뷰를 작성하는 26년 3월 기준으로 한 작품의 런칭이 확정되어 있고, 다른 작품의 경우 아직 구상중입니다. 가능하다면 26년 내에 두 작품을 런칭하고자 하고 27년에도 두 작품을 런칭하고 싶습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교수로서도 꾸준히 이어가면서 교육을 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교육은 제가 하고 싶다고 무조건 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 글과 달리 어느 정도 끝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참여작가 연락처>

- blog: https://blog.naver.com/kimshin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