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난사람
한유담 / 웹소설 작가
초단편부터 연재작까지 다양한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 웹소설 작가.
『숨어 보는 BL 특강』 시리즈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9년차 웹소설 작가 한유담입니다.
Q2. 처음 웹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과를 졸업을 해서 웹소설 작가로 데뷔를 하게 된 케이스에요.
원래는 계속 등단을 준비했었는데 항상 최종 단계에서 떨어졌었어요. 그게 두세 번 정도 반복되다 보니까 글은 계속 쓰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좀 먹고 살 수 있을까 싶어서 알아보다가 웹소설을 쓰게 된거죠.
그 때에는 웹소설이라는 말보다는 인터넷 소설이라는 단어가 좀 더 익숙했을 때였어요. 제가 모르는 사이에 웹소설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더라고요. 그래서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어서 무료 연재처 같은 거를 막 찾다가 연재를 하게 됐습니다.
Q3. BL을 주 장르로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제 성향이랑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 저는 되게 다양한 장르를 쓰는 거를 즐기는 편이에요.
저는 판타지도 쓰고 싶고 현대물도 쓰고 싶고 여러 가지를 쓰고 싶은데 이 장르를 다 쓰면서 동시에 이제 로맨스라는 장르를 적용할 수 있는 장르 자체가 당시에는 BL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 장르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4. 첫 작품을 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계약할 때, 좋은 일과 안 좋은 일이 반반 섞여 있었어요. 먼저 좋았던 일은 저는 출판사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계약을 했기 때문에 투고를 여러 곳에 걸쳐서 하는 작업을 해본 적이 없어요.
근데 이제 안 좋은 일이 당시에 계약했던 출판사가 원래 이제 일반도서를 하시다가 이제 막 웹소설 레이블을 만들었던 곳이라 담당 PD님이 일반 소설을 전문으로 하시던 분이셨어요. 그래서 리뷰나 교정을 제대로 받기가 어려웠죠.
아, 그리고 계약 조건도 되게 안 좋았어요. 주변에서 들으면 그런 계약을 했다고 뭐라고 할 정도였죠. 근데 그 때는 정보가 너무 없었어요. 지금은 투고하다 사이트를 보면 각 레이블에 대한 정보도 많이 있잖아요. 그 때는 레이블도 일단 너무 적었고, 거기다가 저는 실질적으로 일반도서 출판사랑 계약을 했으니 출간까지 간게 기적이다 싶네요.
Q5. 작가님은 <숨어 보는 BL 특강> 시리즈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셨는데요, 혹시 어떻게 기획하게 되신 작품인지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작품은 그 시기에 초단편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기획하게 됐어요. 저는 원래 장편을 주로 집필을 했던 사람인데 제 구작 단편 작품 하나가 트위터에서 바이럴이 됐었어요. 그걸 보면서 어쩌면 초단편이 생각보다 더 잘 될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에 연락이 온 출판사 하나랑 낸 작품이 일반 랭킹 1위, 주간 랭킹 1위, 스테디셀러까지 들어가는 상황이 되길래 ‘시장에서 먹힌다, 이걸 주력으로 삼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초단편 작품들이 잘 팔리는 걸 보면서, 담당자님이 1년짜리 시리즈로 출간해보자는 제안을 주셨어요. 제안을 받아들이고 나니, 장기 시리즈로 가려면 처음부터 독자분들 눈에 잘 띄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책이 가장 눈에 띄는지 알아보려고 서점을 많이 돌아다녔고, 그 과정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게 문제집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특강 시리즈’라는 기획이 나오게 됐어요.
Q6. 작가님의 작품 이력을 찾아보면서 가장 특이했던 점이 초단편, 연재작 전부 해보셨다는 점이에요. 혹시 해보시면서 느끼신 각각의 어려움이나 장단점이 있을까요?
장단점은 확실히 좀 뚜렷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초단편 같은 경우에는 아이디어나 키워드 중점으로만 집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단 글자 수가 적어서 전개에 대한 부담감이 덜하고요. 확실히 빨리빨리 쓸 수 있죠. 그리고 프로모션이 어차피 없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어요.
장편은 그에 반해 좋은 프로모션을 받는 게 어렵고, 한 6개월을 거기에 쏟아부어야 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하지만 딱 하나 명확한 장점이 있다면 수익이죠. 망해도 하한선이 어느 정도는 있어요.
Q7. 연재작품을 하시다가 초단편을 쓰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당시에 초단편 시장 움직임을 보면서 ‘이건 된다.’라는 생각이 1번이었고요. 두 번째로는 아까 말씀드린 내가 아직 뭘 잘 쓰는지 모르겠다는 판단이었어요.
장편으로 뭘 잘하는지 알아보려면 시간이 되게 오래 걸려요. 특히 이게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느낌이 오는 키워드들을 장편에서 소모하면 나보다 더 잘 쓴 분이 먼저 써버리는 상황에서 제가 후발 주자가 되어 버리는 그런 상황이 되게 많거든요. 어쨌든 선발로서 내가 할 수 있는 걸 미리 다 해버리면 이게 좀 더 메리트가 있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써보고 싶었던 요소들을 짧게 짧게 초단편으로 써보려고 했어요.
Q8. 가장 최근에 론칭한 작품 <쓰레기장 X 천사>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이 작품은 히키코모리인 주인공이 천사를 만나서 쌍방 구원하는 내용인데 작품을 통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이때까지 집필한 작품 중에서는 가장 뚜렷했던 작품이었어요. 그전에는 이제 그런 것보다는 상업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이 글을 집필하면서는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상업적인 요소보다는 진짜 쓰고 싶었던 거를 썼던 것 같아요.
Q9. 본인만의 글을 쓰는 루틴이나 방식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저는 일단 써질 때까지 앉아 있어요. 그리고 제 루틴이라고 할 수 있는 건 무조건 1화를 쓰고, 그 다음화의 기(기-승-전-결)를 꼭 쓰고 하루를 끝내요. 왜냐하면 빈 종이를 두고 앉으면 압박감이 너무 크거든요. 그래서 그 전날의 내가 첫 줄을 뚫어주고 가는 걸 목표로 해요.
집필을 되게 체계적으로 하시는 작가님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저는 완전히 반대되는 입장인데,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게 시놉시스를 쓰는거에요. 물론 전체 플롯을 잡고 들어갈수록 글이 탄탄하긴 해요. 그런데 지금까지 출간해오면서 저랑은 안맞다고 느꼈어요. 오히려 아이디어로만 뚫고 나가는 편이 훨씬 재미있어서 순간순간에 드는 아이디어에 조금 더 몰두하는 편이라서 시놉시스나 트리트먼트는 거의 작업을 안해요.
Q10. 편집자와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피드백은 많이 반영하시는 편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한 분이랑 두 번째 작품 때부터 같이 작업을 시작해가지고요. 그분이 이직하셔서도 계속 그분이랑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리뷰를 엄청 수용하는 편이에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미 근본 없이 글을 쓰고 있기 때문에 앞뒤가 다른 게 생각보다 많아요. 그래서 편집자님이 이 부분은 좀 재미없는 것 같다고 말씀해 주시면 바로 덜어내죠. 그래서 유독 갈아엎는 작품이 많아요 ㅎㅎ 사실 한 단락에서만 수정 피드백을 주셔도 그 단락을 고치려면 전후를 다 뜯어 고쳐야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Q11. 작가님은 주로 리디에서 연재를 해오셨는데 실제로 리디풍이라는게 있나요?
사실 리디풍이라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어떤 키워드나 장르가 이슈가 되는 게 아니라 항상 특정 네임드 작품이 이슈가 되는 것 같아서 카카오나, 네이버보다는 트렌드에 덜 민감한 느낌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속해있는 BL 장르만 놓고 보자면 BL 장르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줄곧 이어져 온 메이져 키워드가 있어요. 저는 아직까지도 그게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Q12. 원래 작가님은 어떤 일을 하셨나요?
저는 대학생 때 데뷔를 했기 때문에 작가가 계속 메인이었어요. 하지만 워낙 수입이 들쭉날쭉하니까 고정적인 급여가 들어올 수 있는 일을 같이 해왔죠. 어렸을 때에는 아르바이트도 되게 많이 했고요. 지금은 학원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어요. 작가일이 너무 바쁘면 그만뒀다가, 조금 한가해지만 다시 했다가 하는 식으로요.
Q13. 전업작가로 전환하실 생각도 있으세요?
한 2년 정도 전업을 했었어요. 물론 전업으로 작가활동을 할 때에 작품이 제일 잘 나왔던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그런데 멘탈적으로 많이 무너지더라고요. 아시겠지만 작가는 개인 사업자고 이게 일반 직장인의 고정급여랑은 많이 다르잖아요. 실수령액이 진짜 월에 천만원 이상 찍히지 않는 이상은 전업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Q14. 작가님은 이제 초단 단편 연재를 다 해보셨으니까 이제 각각의 수입 밴드 정도를 아실 수 있잖아요. 혹시 거기에 대해서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최근에 초단을 냈다면 좀 더 유의미한 수치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쉽네요. 제가 초단을 냈을 때에는 초단이 정말 잘나가던 시기였어요. 그 때 당시로 비교를 하자면 그만큼 가성비 좋은 게 없었죠. 출판사도 놀라고, 저도 놀랄 정도의 수입이었는데, 지금은 솔직히 모르겠어요.
아무래도 지금은 장편이 받을 수 있는 프로모션이 훨씬 많기 때문에 수입에서는 압도적으로 나은 것 같아요. 물론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가지고 가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분명히 존재하지만요.
Q15. 첫 작품을 쓰기 전에 과거로 돌아간다고 하면은 그때 작가님한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사실 인터뷰에 못 쓸 것 같은데 그냥 얘기할게요. ‘웬만하면 쓰지 말아라.’
요즘 ‘퇴근하고 1억 벌기’ 이런 말들이 있으니까 사람들이 그게 가능한 줄 아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 이력만 보면 웹툰화 된 작품도 있고, 별점도 많고 하니까 수익이 엄청 많은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솔직히 실수령액이나 가용 금액만 따지고 보면 회사 다니시는 분들이랑 비슷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웹소설이라는게 하한선이 없으니까 쓰지 말라는 말을 제일 먼저 하고 싶은데, 그래도 인터뷰이니 희망찬 얘기를 드려야 하니까 부끄러워하지 말고 주변에 많이 좀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저만 하더라도 첫 계약을 했을 때, 계약을 정말 잘못했었거든요. 수익배분 비율이 7:3이었는데, 제가 3이었어요. 물론 그 출판사는 이제 웹소설을 안하시지만요. 꼭 주변 작가님들한테 물어도 보시고, 투고하다 같은 플랫폼도 많이 찾아보세요.
Q16. 혹시 작가님의 최종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그런 게 엄청 많았죠. 일단 ‘내 작품이 드라마나 웹툰이 됐으면 좋겠다.’ 이런 걸 목표로 삼았는데 되게 운 좋게 그거는 이미 이뤄봤고 그다음 목표라고 한다면 저는 그냥 계속 글 쓰고 싶어요.
이게 좀 슬픈 얘기인데 저랑 비슷한 때에 같이 글 쓰기를 시작하신 분들 중에 여러 이유로 글쓰기를 그만두신 분들이 많아요. 특히 장편 작품 하나 망하면 그냥 1년 날아간 거라서 되게 좀 심적으로 힘들거든요.
저는 이제 메가히트작 내기는 좀 늦었다고 생각하고, 그냥 계속 조금씩 쌓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매해 캘린더에 이름이 한번씩 들어가는 작가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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