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난사람
빈수박 / 웹소설 작가
5년차 판타지 장르 웹소설 작가.
20년 가을부터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5년차 웹소설 작가 빈수박입니다.
현재 5질의 웹소설을 완결했고, 가장 최근 작품은 얼마 전 8월에 완결했습니다.
Q2. 평소에 즐기는 취미나 특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취미라 할 게 딱히 없는 것 같네요.
그나마 게임과 음악감상, 웹소설 보기인데, 웹소설은 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웹소설이 재미있는 건 변함이 없으니, 취미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요?
Q3. 웹소설을 부업이나 취미로 시작하는 분들과 달리, 처음부터 평생 직업으로 생각으로 뛰어드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게 결심하신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20년 가을쯤? 그때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늘 그렇듯 그때도 저는 평범하게 ‘뭐 웹소설 읽을 거 없나’ 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리고 있었는데,
우연히 웹소설 작가가 돈을 많이 번다는 정보를 입수하게 되었습니다.
벼락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하더라고요.
‘아, 이거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대여점 시절부터 판/무를 하드하게 봐왔던 터라 근거 없는 자신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 시절의 꿈이 판/무 소설가이기도 했었고요.
‘내가 대여점부터 시작해서 웹소설을 그렇게 많이 봐 왔는데, 할 수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어서,
뒤도 안 돌아보고 뛰어들었습니다.
가뜩이나 당시의 저는 평생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던 터라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절박함 때문이었다고나 할까요?
Q4. 상담심리를 전공하시고 관련 업계에서 일하신 경험이 있으신데요, 이 경험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되었을까요?
캐릭터를 짤 때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만, 체감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냥 제 무의식 속에 녹아있는 느낌?
그래서 사실 도움보다는 영향을 줬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 글 쓰는 스타일에 말이죠.
저는 대체로 등장인물의 심리 서술을 많이 넣는 편이거든요. 그러니까 일종의 직업병 같은 느낌인 거죠.
예컨대, 여러 컨텐츠를 볼 때 ‘저 캐릭터는 왜 저럴까’라든지 ‘저 사람은 왜 저럴까’, ‘저 행동을 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와 같은 생각을 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러한 분석 습관이 캐릭터 구성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묻어나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Q5. 첫 작품을 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20년 12월에 집필용 노트북을 하나 사서 제 인생 첫 웹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1편을 쓰자고 마음먹었지만, 정말 어렵더라고요.
1화를 완성하기까지 3개월이나 넘게 걸렸으니까요.
그 이후에는 매일 1편을 써서 문피아에 글을 올렸습니다.
21년 3월 말에 문피아 자유연재에 첫 습작 25화 연중, 5월 공모전에 참가해서 두 번째 습작 50화 연중, 그리고 21년 7월에 시작했던 게 조회수가 좋게 나와서 첫 유료 작품을 계약할 수 있었습니다.
Q6. 계약할 출판사를 선택하는 기준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신뢰도가 높은 곳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잡음이 있는 곳은 배제했고요.
아무래도 장기간 함께해야 하는 파트너이다 보니 신뢰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Q7. 본인만의 글을 쓰는 루틴이나 방식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매일 같은 시간에 글을 씁니다.
10~11시쯤에 아점을 먹고 카페에 가서 4~5시쯤에 집에 옵니다.
글을 수정하거나 다듬어야 할 게 있다면 보통 저녁을 먹고 하고요.
하루에 2편을 써야 하는 날이 있으면 좀 더 타이트하게 하는 편입니다.
일찍부터 글을 써서 점심쯤까지 끝내고, 점심 먹은 후 1편을 씁니다.
Q8. 하루 집필 목표량을 갖고 계시다면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기본적으로는 무조건 하루 1편, 주7일 입니다.
특별히 연참을 해야 하거나 두 작품을 해야겠다는 목표가 생기지 않는 한,
그 이상으로는 무리해서 쓰지 않는 편입니다.
만약 부득이하게 쉬는 날이 생긴다면, 다음날에 2편을 써서 분량을 맞추는 편입니다.
Q9. 판타지 장르는 세계관 설정이 중요한데, 작가님만의 자료 조사 방법이나 세계관 구축 방법이 있나요?
인터넷 검색 및 중세 유튜브, 판타지 관련 유튜브를 자주 뒤져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했던 건 독자로서의 긴 경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대여점 시절부터 판타지 소설을 많이 봐와서, 판타지 세계가 익숙했거든요.
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타지에서만큼은 자료 조사가 다른 장르만큼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중세 유럽 배경을 차용하고 있기는 해도, 어차피 가상의 환경이니까요.
작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판타지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10. 글을 쓸 때, 철저한 플롯 vs 의식의 흐름 중 어떤 쪽에 더 가까우세요?
의식의 흐름입니다.
다만 완전히 머리를 비우고 쓰는 건 아니고, 최소한의 틀은 있습니다.
머릿속에 그날 쓸 내용에 대한 대략적인 구도는 생각해 두고 글을 씁니다.
만약 전개가 정해둔 틀에서 벗어난다면, 벗어난 대로 쓰는 편입니다.
틀에 작품을 가둔다면 캐릭터의 매력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에서 오는 원초적인 재미가 전개에 도움이 될 때가 많기도 하고요.
Q11. 작품을 기획하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정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는 원래 늘 캐릭터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소재는 그 캐릭터에 맞추는 식으로 작품을 기획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엔 소재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매력적인 소재는 그 자체로 강력한 기대감이거든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불어넣어 주기도 하고요.
이야기가 다소 투박해도 재미있을 수밖에 없으니, 독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밖에 없는 거죠.
Q12. 작품을 연재하실 때, 가장 어려웠던 작품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첫작인 회귀한 후작가 장남은 마법천재입니다.
첫 유료작이라서 그런지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완결 직전까지 거의 내내 라이브연재이기도 했고요.
전개가 계속 막혀서 산책을 무지하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Q13. 작가님이 생각하실 때, 특히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두 번째 작품인 방구석 대군주입니다.
이유라고 한다면, 캐릭터들이 제일 정이 가기 때문이라고 하는게 적절할거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오래 연재한 작품이기도 하고요.
가장 배운 게 많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Q14. 보통 등장인물 이름은 어떻게 지으시나요?
판타지나 서양권 이름의 경우, 주로 구글 지도에서 자주 찾아보는 편입니다.
유럽이나 북아프리카 지명을 쓰거나, 그 지명을 변형해서 사용하면 괜찮게 나오더라고요.
한국 이름은 주변에서 가져다 조금 변형해서 씁니다.
Q15. 내 작품 속 주인공으로 빙의한다면 어떤 작품의 누구로 살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방구석 대군주의 주인공인 태형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작품 중 유일하게 현대판타지 주인공이거든요.
아무래도 한국인은 한국에서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게다가 제 소설 주인공들 중에서 가장 먼치킨 능력을 가지기도 했고요.
귀엽고 늠름한 부하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요.
Q16. 판타지 장르만의 장단점이나 특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판타지는 낭만에서 시작해서 낭만으로 끝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판타지에서 낭만 빼면 시체거든요.
거기서 장단점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장점이라고 한다면, 낭만을 실현시키는 장르인 만큼 세계관 설정의 제약이 없다시피 합니다.
즉, 작가 마음대로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그게 곧 단점이기도 합니다.
낯선 세계관에서의 낭만을 구현해야 하는 만큼 작품에 몰입시키기가 힘들거든요.
세계 자체가 낯설기 때문이죠.
필연적으로 많은 설명과 긴 빌드업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뜻이고, 이 때문에 진입장벽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Q17. 판타지 장르는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토리가 길어서 더 어렵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혹시 떡밥회수 같은 어려움을 겪은 경험은 없으세요?
매번 겪고 있습니다.
재미를 위해 떡밥을 던져놓았다가 어떻게든 회수하려고 하는데, 잘 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예 회수가 안 된 떡밥도 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회수하려고 하는 편입니다.
Q18. 독자가 다음 화를 결제하게 만드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후킹으로 가벼운 개그를 좀 활용하는 편입니다.
그게 연독 유지에 효과가 있더라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 이유가, 독자를 피식피식하게 만드는 게 심리적인 저항을 낮춰주지 않을까, 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물론 연독률 유지에서 제일 중요한 건 캐릭터와 장기 기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건 작품의 구조에서부터 정해지는 경우가 많아서, 노하우라고 한다면 앞서 말한 것 정도가 되겠네요.
Q19. 댓글을 자주 확인하는 편이신가요?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무료 연재할 땐 대부분 보는 편이고, 유료 연재를 할 땐 최신화 댓글만 보는 편입니다.
기억에 남는 댓글이라고 한다면, 첫 유료작 연재할 때 재미있어서 댓글도 안 달고 정주행했다는 댓글이 달렸었습니다. 그게 기억에 남네요.
Q20. 작가님이 생각하는 웹소설 작가의 직업으로서의 장단점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장점은 워라밸이 좋습니다.
물론 작가의 집필 스타일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달라지겠지만, 그래도 직장인보다 워라밸이 좋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것 같아요.
단점은 자기 절제 및 자기 관리가 좀 많이 필요합니다.
이점은 프리랜서라면 다 비슷한 것 같아요.
나태함이 곧 커리어에 독이 될 수밖에 없는 업종이다 보니까요.
Q21. 작가님이 생각하는 직업병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글을 쓰지 않을 때에도 작품 생각을 하게 되는 것?
저는 다른 작가님들에 비해서 좀 덜한 편이긴 한데, 그래도 있기는 있습니다.
Q22. 배수의 진을 치고 전업 작가로 뛰어드셨는데, 수입이나 직업적 특성에 대한 만족도나 어려움을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만족스럽습니다.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글쓰는 게 성격에도 맞고, 바깥에서 돈 버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있고요.
수입적인 측면에서도 전보다 좋습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글쓰는 것 자체가 재밌다’라고 말하는 건 솔직히 거짓말이지만, 그래도 저는 웹소설 자체를 좋아해서 커버가 됩니다.
독자님들의 반응을 보면 힘도 나고요.
Q23. 작가님께서는 벌써 5질 완결 작가가 되셨습니다. 데뷔하실 때와 지금의 웹소설 시장은 많이 변했습니다. 작가님이 체감하시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진입이 훨씬 어려워지고,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웹소설 업계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거든요.
원래 성장에는 고통이 따르기 마련이잖아요.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Q24. 작가로서의 최종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상업작가이다보니 아무래도 대박작을 쓰는 것이지만... 그걸 떠나서 오래 살아남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이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싶거든요.
늙어서도 업계에 제 필명을 꾸준히 남기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25. 작가 지망생/신인 작가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꿀팁이나 조언이 있을까요?을 드릴 깜냥이 못 된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모르는 게 많고, 글은 어렵기만 하거든요.
꿀팁이나 자세한 조언이 생각이 나지 않아서, 경험을 빗대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글을 쓰기 시작할 때 딱 하나의 목표만 가지고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5천자 이상의 1편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거만 무조건 예외없이 쓰자.’
그리고 그걸 할 줄 알게 되었을 때, 새로운 목표를 새겼습니다.
‘1년 중에 연재를 쉬는 날이 거의 없게 하자.’
돌이켜 생각해 보면, 작법서나 자잘한 팁을 봤던 것보다는 그 두 목표를 지켰던 것이 가장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후자요.
왜 연재가 중요하냐면, 웹소설 실력은 연재를 해야만 유의미하게 향상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연재하지 않는 습작 열 개보다 연재했었던 습작 한 개가 훨씬 더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요.
그러니 신인 작가님들께서는 부디 연재를 두려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독자님들의 반응을 보면서 부딪히고 깨져야 얻어가는 게 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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