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난사람
모닥불 / 웹소설 작가
로맨스 판타지 장르 웹소설 작가.
문예창작 전공자로 편견을 가지고 웹소설을 읽다가 입문해버렸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모닥불입니다.
카카오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를 통해 로판 <죽음으로 시작하는 숙녀 생활>과 <그 집 장녀가 숨긴 것> 두 작품을 출간했습니다.
Q2. 평소에 즐기는 취미나 특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정말 뻔한 대답일 수 있지만 책 읽는 걸 좋아해요.
주로 영미문학, 그중에서도 서늘한 긴장감이 감도는 스릴러를 주로 읽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도 꽤 봅니다. 스토리가 있다면 인쇄 매체, 영상 매체 가리지 않고 즐기는 편입니다.
이런 취미가 제 글의 자양분이 되는 것 같아요.
Q3. 웹소설 집필을 하시기 전에 원래 어떤 일을 하셨었나요?
어머니께서 운영하시는 피시방에서 오래 일했습니다. 라면 끓이고 서빙하는 일이었어요.
가끔은 내가 대학까지 나왔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에 잠깐 일주일 정도 광고회사에 출근했었어요. 하지만 통근 거리와 ‘출근‘이라는 가혹한 일상 자체가 제게는 너무나 큰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저와 맞지 않는 옷임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게 되었죠.
Q4. 처음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문예창작을 전공했는데, 후배들이 웹소설 얘기를 하는 걸 듣게 됐어요.
이상했어요. 무려 전공자이면서 순문학이 아닌 웹소설에 열광한다니.
그렇게 편견을 가진 채로 졸업한 후, 어느 날 가게 동료가 웹소설에 푹 빠진 걸 보고 비딱한 마음으로 로판 작품 하나를 클릭했습니다. 어디 얼마나 재밌나 보자, 하는 마음이었죠.
그 오만함이 무색하게도 일주일 내내 잠을 설쳐가며 읽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새로운 세계와 마주했어요. 안주하던 나 자신을 바꾸고 싶다는 열망, 그리고 소진된 줄 알았던 창작 욕구가 다시 불타오른 순간이었어요.
Q5. 첫 작품을 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무작정 조아라에 로판 무료연재를 시작했고, 투베를 도전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출판사에서 컨택을 주셨어요.
그중 평소 지망하던 곳과 연이 닿아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Q6. 좋아하는 로판 작품이 있으시면 작품 이름과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솔체 작가님의 <울어봐, 빌어도 좋고>를 제 웹소설 입문작이자 인생작으로 꼽고 싶습니다.
로판 특유의 탐미적 분위기와 깊은 서사가 아주 잘 어울리는, 제겐 교과서 같은 작품이에요.
특히 계급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심리전과 파국으로 가는 감정선이 정말 정교하게 짜여진 작품이었습니다.
Q7. 본인만의 글을 쓰는 루틴이나 방식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는 무언가에 쉽게 질리는 편이라 집필 환경도 자주 바꿉니다.
한글에서 스크리브너를 오가고, 맥북과 윈도우 노트북을 번갈아 켜죠.
배경색, 폰트, 간격 등을 쉴 새 없이 바꾸는 행위는 제게 엔진오일 같은 역할을 합니다.
문장의 톤이 미세하게 변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이야기의 정체를 막고 탄력을 붙여주는 저만의 동력원이에요.
Q8. 평균적으로 글을 쓰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매일의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요. 5000자 기준 40분만에 끝날 때도 있고, 8시간이 걸릴 때도 있어요.
평균적으로 4시간 정도 집중합니다.
Q9. 글이 안 써질 때, 보통 무슨 일을 하세요?
예전에는 하얀 빈 화면이 주는 압박감을 이기려고 술의 힘을 빌리기도 했습니다.
경직된 뇌가 조금만 느슨해져도 손가락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완결에 가까워질수록 불어가는 제 몸을 보고는 과감히 버릇을 고쳤습니다.
이제는 빈 창 앞에서 절 이끌어줄 새로운 루틴을 찾는 중입니다.
Q10. 하루 집필 목표량을 갖고 계시다면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하루 두 편이 베스트입니다.
한 편만 제대로 써내도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합니다.
Q11. 글을 쓸 때, 철저한 플롯 vs 의식의 흐름 중 어떤 쪽에 더 가까우세요?
작품 시작 전에 시놉시스를 만들고, 웬만하면 시놉시스대로 쓰는 편입니다.
저 스스로와 편집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게 두렵고, 수습은 전부 저의 몫이기 때문이에요.
Q12. 작품을 기획하실 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과정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결말에 비중을 두는 것입니다.
전 꽂히는 글감이 떠오르면 그 다음으로 인물들의 마지막을 떠올려봅니다.
글을 쓸때 극의 후반으로 갈수록 탄력이 붙는 스타일인데요.
그 힘이 미리 정해둔 임팩트 있는 결말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Q13. 로판은 드레스, 저택 등의 묘사가 중요한데, 시각적인 요소에 대한 자료 조사는 어디에서 하시나요?
주로 19세기 서양풍을 배경으로 쓰다보니, 책장 한켠을 차지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을 참고하게 되었습니다.
작품 속 묘사된 코티지의 소박한 풍경이나 대저택 내부의 세밀한 구조, 가구와 음식의 명칭 같은 것들이 보물찾기하듯 숨겨져 있어요.
Q14. 등장인물 이름 짓는 게 어려울 것 같은데, 작가님만의 작명 노하우가 있나요?
아카데미 시상식의 역대 수상자 목록에서 고릅니다.
고풍스럽고 범상찮은 이름들이 많아요. 인물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성과 이름을 조합하다 보면 캐릭터가 더 선명해지는 기분이 들어요.
Q15. 작품을 연재하실 때, 가장 어려웠던 작품과 그 이유를 말씀해 주시겠어요?
첫 작품 <죽음으로 시작하는 숙녀 생활>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첫 작품 치고 과분한 프로모션을 받게 되어서 심적 부담감이 엄청났습니다.
심사고 10화로 프로모션이 결정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심사고 다음부터 드러나는 부족한 필력이나 흔들리는 개연성을 잘 포장하지 못하면 사기꾼으로 손가락질 받을 것만 같았어요.
Q16. 작가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나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두 번째 작품 <그 집 장녀가 숨긴 것>입니다.
첫 작품만큼의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지 못했어요.
당시 의욕이 많이 떨어져서 최소 완결 회차만 채우자는 심정으로 써내려갔습니다. 별 기대가 없었어요.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지니 오히려 글 쓰기가 쉬워지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작품 덕분에 조금 용기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내 마음대로 써도 누군가는 즐겁게 읽어준다‘라는 용기를 준 소중한 작품이에요.
Q17. 내 작품 속 주인공으로 빙의한다면 어떤 작품의 누구로 살고 싶으신가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두 작품 쓰면서 많이 들었던 건 제가 여주인공에게 가혹한 고난과 시련을 안긴다는 말이었어요.
첫 작품에선 아버지, 두 번째에선 친오빠를 잃게 했어요.
제가 얼마전에 갑작스레 부친상을 치뤘는데요. 이 슬픔이 얼마나 감당하기 어려운 것인지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주인공에게 그런 설정을 부여하기가 참 조심스럽네요.
특히 첫 작품의 여주는 아버지도 잃고 도박으로 겨우 얻은 돈까지 다 뺏기는 고난을 겪는데…
저는 그 인물로는 빙의하고 싶지 않네요. 전혀요..ㅎㅎ
Q18. 로판 장르만의 장단점이나 특징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로판 장르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환상 속에서도 현실적인 감정선이 녹아있다는 것 아닐까요?
마법이나 신분제라는 틀을 빌려오면서도, 그 안에서 인물들의 사랑과 질투, 결핍 같은 감정들은 지독하게 현실적이어야 하니까요.
독자분들이 로판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이유도 화려한 대저택 안에 인간의 욕망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작가로서는 배경지식에 대한 고증과 판타지적 허용 사이의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큰 숙제죠.
Q19. 독자가 다음 화를 결제하게 만드는 작가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이게 옳은 방법인지는 모르겠어요.
전 다른 작품을 읽을 때 고구마가 심하면 심할수록 다음 회차가 궁금해지는 타입이에요.
‘이걸 해결한다고? 이걸 살린다고?‘ 하면서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헤쳐나가는 재미가 있거든요. 갈등이 더 퍽퍽했으면 좋겠고,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보이면 급속도로 흥미가 떨어져요.
취향이 그렇다보니 저도 제 주인공에게 더 큰 고난을 주며 구렁텅이로 빠뜨리더라고요.
어떤 독자분들은 하차하시겠지만, 제 취향과 맞는(?) 독자분들에게는 먹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20.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페이지 양 플랫폼에서 연재한 경험이 있으신데, 각 플랫폼마다의 특성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카카오페이지 독자분들은 속도감 있고 통통 튀는 문체를 선호하시는 반면,
시리즈 독자분들은 호흡이 길고 차분한 분위기의 작품을 더 너그럽게 수용하시는 느낌을 받았어요.
Q21. 작가님이 생각하는 웹소설 작가의 직업으로서의 장단점을 말씀해 주시겠어요?
모든 프리랜서가 그렇듯 남들 일할 때 놀고 남들 놀 때 일해야 한다는 점이 대표적이고요.
단점은 오래 앉아 글만 쓰다 보니 비만이나 디스크, 관절염 같은 질병을 얻기 쉽다는 점입니다.
또 가까운 어르신들은 제가 노는 줄 아시기도 하고 어떤 친구들은 제가 큰돈을 버는 줄 오해하기도 해요.
장점은 먹고 사는 문제를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자기효능감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직장 생활의 인간관계 스트레스가 없다는 점입니다.
특히 미운 사람을 억지로 매일 볼 필요 없는 생활은 정말 축복인 것 같습니다.
Q22. 작가님이 생각하는 직업병이 있다면 말씀해 주시겠어요?
장비병을 꼽고 싶네요. 집필 환경에 예민하다보니 키보드 키감이나 타건음에 집착하게 되었거든요.
하나둘 모으다 보니 키보드 장사를 해도 될 만큼 쌓였습니다.
Q23.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질문인데, 수입에서의 만족도를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두 작품 모두 제가 쏟은 노력에 비해 괜찮은 수입이었다고 생각해요. 기대치를 낮게 두었거든요.
다른 직장인들보다 스트레스 덜 받으면서도 하고 싶은 일 하는데 돈까지 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글 쓰면서 들어가는 커피값,키 보드값, 병원비 보다는 더 벌어야겠죠.
Q24. 작가로서의 최종 목표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이제는 현대 로맨스로 장르를 바꿔 볼 생각이에요. 보다 명확하고 현실성 있는 글감이 좋아졌고 완결 분량이 로판보다 짧다는 점도 매력적이고요.
최종 목표는 내 작품이 드라마화되는 것입니다. 모든 로맨스 작가들이 같은 꿈을 꾸고 계실 것 같네요.
Q25.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주제가 있으실까요? 있으시다면 이유도 알려주세요.(피폐물, 역하렘 등)
요새는 서양 하이틴물에 관심이 갑니다.
쿼터백, 프롬퀸 같은 풋풋한 하이틴 재료들에 제가 좋아하는 치정 스릴러 한 방울 섞어보고 싶어요.
단쓴단쓴한 이야기요. 마이너와 마이너의 조합이라도 잘 배합한다면 정말 맛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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