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난사람
앵목 / 웹소설 작가
네이버시리즈에서 로맨스판타지 웹소설을 집필하고 있는 3질 작가.
최근 완결한 『겨울의 끝에 네가 있었다』 작품에서 50만뷰를 달성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로맨스 판타지 쓰는 작가 앵목입니다.
그동안 3질의 장편 소설을 연재했고 지금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2. 처음 웹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를 말씀해주세요.
어릴 때부터 이야기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특히 장편 이야기를 좋아해서 며칠 동안 푹 빠져 지내는 걸 좋아했는데 사실 어릴 때는 작가를 전업으로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어릴 때 듣고 자란 말이 ‘안정적인 직장을 잡고 그 다음에 글을 써라.’라는 말이었는데요. 그래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다음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쓰기가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거예요. 퇴근하고 피곤한 상태에서 쓰려니까 잘 못 쓰겠고, 주말에 좀 써보려고 하니까 초반부는 그럭저럭 쓰겠는데 중반부로 갈수록 앞에 쓴 내용을 기억하기가 너무 힘든 거예요. 그래서 ‘제대로 쓰려면 전업으로 해야겠다.’ 생각하고 저는 막무가내로 퇴사부터 했어요.(웃음)
그렇게 몇 년 동안 회사 다니면서 모아둔 돈을 야금야금 까먹으면서 글을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제가 문예 창작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이전에 글을 써본 것도 아니어서 직업으로 삼기에는 필력이 턱없이 부족했거든요. 이 시기에 선배 작가님들이 완결 내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걸 들어서 완성도가 낮다는 걸 알면서도 우선 완결하는 걸 목표로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Q3. 첫 작품을 계약하기까지의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첫 작품은 지금 필명이 아니었어요. 처음은 조아라에서 무료 연재를 했는데 ‘조아라 성적이 좋으면 출판사에서 연락이 온다.’는 말을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연참도 없이 꾸준히 하루에 한 편씩 올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2년 정도 흘렀는데 컨택을 하나도 못 받았습니다.
막막하고 우울했어요. 그래서 스트레스 풀이 겸 퇴고도 없이 막 쓴 초고를 1편만 써서 올렸거든요? 근데 갑자기 선작이 막 붙는 거예요. 한 일주일 연재하니까 투데이 베스트에 올라가서 출판사의 컨택을 받고 첫 계약을 하게 됐어요.
근데 저는 너무 의문이 들었어요. 열심히 쓴 작품은 성적이 처참했는데, 막 쓴 지름작은 이렇게 잘 되니까. 그래서 뭐가 다른지 나름대로 분석해 봤는데, 스트레스 풀이용으로 쓴 글은 의도한 건 아닌데 템포가 되게 빨랐더라고요. 그리고 제목과 작품소개도 후킹이 됐고요. 그때 도입부 템포와 제목, 작품소개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Q4. 작가님은 무료 연재 경험과 투고 경험 둘 다 있으신가요?
네, 둘 다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료 연재를 통해 컨택 받는 식으로만 출간했어요. 왜냐하면 당시에는 ‘무료 연재에서도 반응이 오지 않으면 실제로 출간했을 때 경쟁력 있는 작품이 되지 못할 거다.’라는 생각이 컸거든요. 나중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는 걸 깨달았지만요.
저의 첫 투고는 앵목으로 출간한 두 번째 작품 『짓밟힌 낭만을 위하여』였어요. 당시에 조아라가 많이 침체되기도 했고, 또 조아라 독자님들의 취향이 무조건 유료 연재 플랫폼 독자님들의 취향과 같은 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거든요. 이때부터 무료연재를 하지 않고 투고를 하기 시작했어요. 『짓밟힌 낭만을 위하여』는 네이버에 직접 투고를 했었는데요. 네이버 측에서 정식 연재보다는 n.fic을 통해서 출간하는 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셔서 연결을 받고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Q5. 3대 주요 플랫폼 중에서 네이버 시리즈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처음에는 다른 필명이었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 때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했었어요. 왜냐하면 초반이 밝고 유쾌한 분위기여서 저도, 담당 PD님도 의심의 여지없이 카카오페이지에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렇게 몇 작품을 했는데, 어느 날 PD님이 제 글이 후반부로 갈수록 시리즈풍 같다고 말씀해 주시는 거예요.
사실 저도 긴가민가하고 있었어요. 근데 안 그래도 고민하던 찰나에 딱 말씀해 주시니까 ‘다음 작품은 시리즈에 들고 가보자!’하고 결심하게 됐죠. 그게 앵목으로 출간한 첫 작품이었어요. 그 뒤로 제 글의 분위기가 시리즈에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계속 시리즈에 작품을 연재하게 됐습니다.
Q6. 작가님만의 글을 쓰는 루틴이 있으실까요?
회사원이랑 똑같이 9 to 6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컨디션이 좋든 나쁘든 카페나 도서관에 가서 노트북을 열고 일단 그 앞에 앉아요. 글이 바로 써지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지만, 그렇게 세팅을 해 놓으면 글을 안 쓰고 지나가는 날은 없는 것 같아요. 오전에는 전날 쓴 글을 수정하고, 점심 먹고, 오후에는 새로운 회차를 쓰는 게 기본 루틴이에요. 그러면 하루가 금방 지나가요.
Q7. 첫 작품을 연재하셨을 때, 작가님은 어떤 부분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컨디션 관리가 가장 힘들었어요. 잘 써지는 날은 즐겁게 쓰는데, 의욕 없는 날은 도저히 텐션이 안 올라왔거든요. 그래서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원고 퀄리티가 많이 들쭉날쭉했어요.
근데 그런 상황에서 하루 10,000자 쓰는 걸 목표로 삼고 있었거든요. 수정이 필요한 상태인데도 다음 10,000자를 쓰는 게 더 중요했어요. 누가 쫓아오는 것도 아닌데요.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좋을 리가 없었죠. 열심히는 했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 결과물을 마주하고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Q8. 가장 최근에 연재한 작품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시겠어요?
가장 최근에 연재한 작품은 『겨울의 끝에 네가 있었다』라는 작품이에요. 24년 12월부터 25년 7월까지(외전 포함) 연재했어요.
간단하게 소개드리자면 척박한 북부를 다스리는 요하네스와 괴물 같은 정복자라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 남자에게 팔려가듯 결혼 동맹을 떠나게 된 유니스의 이야기예요. 처음에는 오해에서 시작한 두 사람이 서로의 구원이 되어 주는 서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Q9. 이 작품을 연재하시면서 힘드셨던 점을 말씀해주시겠어요?
제가 비축분을 유지하는 데 실패했던 작품이에요. 이번 작품은 수정 작업을 유독 많이 했는데, 글이라는 게 유기체처럼 여러 에피소드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잖아요. 뭐 하나 바꾸면 앞뒤로 같이 바꿔야 하는데,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분명 비축분이 충분했는데 점점 사라지더라고요. 후반부에 가서는 거의 실시간 연재를 했는데 정신적 압박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정말이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었어요.
Q10. 최근 작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고 계신데, 성과차이를 낸 요인이 어떤거라고 생각하세요?
수정 작업을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앞의 10화는 네 번 정도 갈아엎었는데, 도입부에 공들인 게 성적 차이에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점은 클리셰에 대해 곰곰이 고민을 해봤어요. 결국 클리셰라는 게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랫동안 사람들한테 사랑받아온 것’이잖아요. 제 글에도 이런 요소를 접목시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유니스랑 요하네스의 관계는 <미녀와 야수>를 모티브로 삼았고, 유니스가 원가족 내에서 갖는 위치는 <신데렐라>를 참고했습니다. 확실히 이런 부분을 독자님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건 이번 작품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점점 도움을 받고 있는 저의 작업 스타일인데요. 저는 원고를 집필하기에 앞서 작업 폴더에 세 가지 파일을 만들어요. 설정집, 브레인스토밍한 에피소드 모음집, 그리고 시놉시스.
설정집에는 세계관과 캐릭터 설명을 쓰는데, 간략하게 포인트폼으로 작성하는 편이에요. 길이는 작업하면서 점점 늘어나는데, 보통 모든 등장인물이 다 정해지면 세 페이지 정도 돼요.
브레인스토밍한 에피소드 모음집은 흥미로운 장면이 떠오를 때마다 최대한 감정과 텐션이 담기도록 자세하게 묘사와 대사까지 써요. 나중에 원고에 가져다 쓸 때는 거의 모든 문장을 문맥에 맞게 수정하지만… 텐션과 분위기 기록용이랍니다.
마지막으로 시놉시스는 전체 줄거리를 한눈에 파악하기 좋게 큰 사건 위주로 써요. 보통 2장 정도 되는 거 같아요.
글을 쓰는 6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세 개 파일을 수시로 열어보고 업데이트하는데요. 이번 작업에는 유독 자주 열어보고 길잡이 삼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점점 더 의지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웃음)
Q11.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시리즈풍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사실 주관적일 수 있는 답변이라 딱 이렇다고 말씀드리기는 힘들어요. 그래도 제 생각을 공유하자면 시리즈 독자님들은 현실적인 묘사랑 남녀 사이의 치밀한 감정선을 좋아하는 편이신 것 같아요.
Q12. 편집자와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 피드백은 많이 반여하시는 편인지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보통 이메일로 소통하고, 자주 연락하는 편은 아니에요. 원고 작업 속도에 따라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연락하는 것 같아요. 가끔 정말 급한 상황일 땐 전화 통화도 하고요.
그동안 함께 일했던 편집자님들은 피드백을 솔직하게 다 말해 주시는 편이었어요. 고칠 게 많으면 갈아엎어야 할 부분을 짚어주시고, 만일 고칠 게 없다면 이대로 좋다고 말씀해주세요. 저는 피드백을 받는 게 매우 값지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다 받아먹으려고 하는데요, 그래서 메일을 열 때 피드백을 100% 수용하겠다는 마음으로 열어요. 가끔 예외적으로 제가 의도한 바가 명확할 때만 PD님께 이유를 설명해 드리고 원고를 유지할 때가 있긴 하지만요.
Q13.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벌어들인 대략적인 수입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회사원이랑 비슷했다가 힘들었다가 하는 것 같습니다. 전업 작가를 하려면 스테디셀러가 있는 게 아닌 이상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자기 걸 하는 사람들이 짊어져야 하는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Q14. 첫 작품을 쓰기 전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 때의 작가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그때의 저는 빨리 잘 되고 싶은 마음에 굉장히 조급했어요.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서두르지 말고 모든 화 수를 정성 들여서 쓰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그게 결국 제일 빠른 길이었는데 빨리 가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오래 걸린 것 같아요.
Q15. 앞으로 작가로서의 목표나 계획이 있으실까요?
누군가 살다가 펼쳐봤을 때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는 작품을 남기고 싶어요. 제가 어릴 때 그런 작품들을 너무 사랑하면서 컸거든요. 그래서 저도 그런 작품을 하나 정도 남겨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Q16. 신인 작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질문지를 받아보고 깊게 생각해 봤는데, 결국에는 진부한 말이 나오더라고요.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야 오래 글을 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물론 저도 아직 갈 길이 먼 작가이지만요. 고민하고 퇴고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매일매일 씨름하는 그 글들이 결국 그 작가의 길이 되어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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